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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17.10.27 [칼럼] SW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모두를 위한 컴퓨터과학(Computer Science for All)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컴퓨터 과학은 기본 기술이라며모든 학생들이 컴퓨터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강조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읽기·쓰기·셈하기와 같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중심의 교육 과정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필수과목이국영수에서국컴수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시대와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갖춰야 할 지식과 필요한 역량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인류 생활에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이후, IBM·MS·Apple·Google 같은 기업들이 우리의 삶을 다른 형태로 바꾸었고, 신생 기업들도 우리가 예측하고 상상한 것을 넘어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 것이다. 20세기 인재를 위한 교육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새로운 관념으로 세상을 보지 않으면 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 생산과 창조의 플랫폼은 육체적·정신적 노동에서 ICT를 기반으로 한 융합기술로 바뀌고 있다. 융합기술에 의한 사회 변(Transformation)는 어느 순간에 이르러 전례가 없는 속도로 기존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는 또한 1,2,3차 산업혁명의 주도국이자 주 이익자인 영국·미국·독일 중심의 체계가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이 아닌 개도국이나 후진국에서, 거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기업에서도 패러다임 변화의 새로운 주체들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융합의 시대를 살아갈 주역인 지금의 학생들에게 그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얼마나 키워주느냐에 따라 그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도 있고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고려해야 하는 것은, 1~3차 산업혁명은 지식의 축적을 통한 새로운 기술의 발명이지만, 4차 산업혁명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기술의 융합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정확히 인식해야 하는 점은 SW 교육이 컴퓨터 언어와 시스템을 배우기 위한 지식 교육이나 체험 교육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가 각자의 관점을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하는 역량 교육을 해야 한다.

지금의 SW 교육 틀은 다분히 재미있게 ICT 지식을 배우기 위한체험식 수업이나시키는 대로 따라하기’식의 수업이다. 영어교육과 코딩교육은 비슷한 언어 학습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영어 학습은 반복적인 연습(drill)주된 교육 방법이지만 코딩교육을 주입식 전달 방식으로 배우면 기능을 익힐 수는 있지만 창조적인 응용이 불가능한 껍데기 교육에 그치게 된. 현실적 문제를 절차적으로 분석할 때도, 고리즘을 설계할 때도, 피지컬 컴퓨팅(Physical Computing)을 실행할 때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하지 않으면 10 SW 교육을 받아도 혁신적인 프로그램 개발이나 창의적 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두 번째 고려해야 하는 것은 SW 교육의 핵심 중 하나가 코딩교육인데, 실제 프로그램과 교육용 프로그램 사이의 수준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이. 전자는 대부분 텍스트 기반이고 문법의 난도가 높은 반면, 후자는 거의 대부분 그래픽 기반이고 난도가 낮다. 쉽게 이야기해서 SW 입문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은 스크래치(미국), 엔트리(한국), 프로그래민(일본) 등 여러 가지가 있는 반면 그래픽 또는 자연언어를 이용한 교육 이후에 이어질 중간 단계의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이는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컴퓨터를 이용한 재미있는 수업은 가능하지만 정보 과학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키우는 실용적 수준의 코딩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기술은 발전하지만 그에 따른 제도, 문화적 기반이 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 지체 현상(Cultural lag)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문화 지체는 힘들게 노력해 얻은 많은 이익들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3D 프린터, 바이오 및 나노 기술 등 이 등장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로써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지 인간이 만든 도구에 의해 인간의 행복이 파괴되는 상황을 맞아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와 기술 발전에 대한 올바른 철학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디스토피아(Dystopia)적인 상상에 빠져 암울한 미래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거나 새로운 기술을 통해 인류가 전에 없던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낙관론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부작용과 그 해결책에 대해서 SW 교육을 시작할 때부터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는 SW 교육을 통해 얻게 될 핵심적인 역량만큼이나 중요한 교육 목표이다.

일자리 상실로 인한 중산층 파괴나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 현상, 파괴적 전쟁 기술 개, 사이버 테러 등 수많은 기술·윤리적 문제 등에 대해서 어릴 때부터 깊이 있는 고민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SW 교육이야 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균형 잡힌 창조적 능력을 얻게하는 교육이다.

 

 CMS에듀 이충국 대표